■애니의 이론■

애니메이션에 대하여(1)-(지태호)

무구심 2019. 12. 20. 20:11

딱히 '애니메이션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설명을 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제가 가지고 있는 애니메이션에 관한 단편적인 느낌들을 적으려고 합니다.

우리 사람들은 영화, 애니메이션 등 동영상 제작기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개개의 그림을 통해서만 현실을 재현하고 생각이나 상상을 그렸을 뿐입니다. 그런데 서구인들에 의해 연속적인 그림을 빠르게 보면 거기에서 현실 같은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 기술을 연구하고 발전시켜서 현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과거, 지금에 비해 오락거리가 턱없이 부족했던 어린 시절에는 흑백TV를 통해 나오던 만화영화가 가장 큰 즐거움 이었습니다.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 사람처럼 말하고 움직이는 동물,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동물, 풍요롭고 편리한 기기들이 넘치는 미래세계... 등등. 재미없고 따분한 현실을 잠시 동안 벗어나서 밝은 미래를 꿈꾸고 기대할 수 있게 만든 것은 다름아닌 우리가 만화영화라고 불렀던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컴퓨터와 3D기술의 발달로 만족스러운 실사영화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이전까지는 가상의 세계를 구체적으로 시각화하는 데는 애니메이션이 단연 독보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창작하고, 시나리오를 만들고, 그에 맞는 캐릭터와 배경을 만들고, 구체적인 스토리보드를 만들고, 정성껏 그림으로 그려서 색칠을 하고, 개개의 그림들을 이어서 동영상을 완성하고, 거기에 소리를 첨가하여 최종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내는 과정들을 보노라면 정말 경이롭습니다.

이제는 기술이 더욱 발달하여 애니메이션을 3D기술로 제작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셀 애니메이션은 2D 애니메이션이라고 부르며 과거의 산물쯤으로 취급하여 외면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 우리 주변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애니메이션이라는 말이 주는 이미지는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낱장의 그림만 봤을 때는 정적이지만 그것들이 연속으로 보여줘서 활기차게 움직일 때의 그 느낌... 그 신기한 동영상에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귀엽고 아름다운 캐릭터가 멋진 연기를 펼치고, 환상적인 배경 위에서 그들이 연기하고, 생생한 소리가 더해져서 총체적으로 느껴지는 그 감동... 이런 게 애니메이션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셀 애니메이션, 3D 애니메이션, 페이퍼 애니메이션, 인형 애니메이션, 클레이 애니메이션... 등 어떤 형태로 제작되든지 간에 애니메이션은 오래도록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고, 교훈을 전해주고, 감동을 전해주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