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아웃이 끝난 씬들은 각각의 씬봉투에 담겨서 원화부로 넘겨진다. 씬봉투에 담긴 내용물은 해당되는 씬의 셀 레이아웃, 배경 레이아웃 카피본, 타임시트이다. 이외에도 원화맨들에게는 스토리보드와 캐릭터, 소품, 효과 등의 설정 자료집이 추가로 제공된다. 이제 본격적인 애니메이션 작업이 시작된다.
각 씬의 시간이라든지 기본적인 움직임의 동선은 스토리보드, 레이아웃, 타임시트 등에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원화가 잘못되면 이후에 진행될 동화작업에 차질을 주기 때문에 아주 세심한 작업이 요구된다. 그렇지만 동화부에서 일감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진행이 되어야 한다.
원화맨은 애니메이션이 필요한 부분에서 큰 동작을 그린다. 일종의 기준동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동화맨은 원화맨이 정해놓은 이 기준동작 사이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세부동작을 그리게 된다.
원화가 끝나면 원화감독 혹은 연출감독의 검토를 거치고 원작으로 보내진다. 원작은 캐릭터나 소품 등의 설정된 모델이 원화에서 작업된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지를 검토를 한다. 간단한 문제는 원작이 직접 수정을 하지만 그 정도가 큰 것은 다시 되돌려 보내서 수정을 요구한다.
원작을 통과한 씬은 다시 '파이널'로 보내져서 재검사를 하거나 아니면 바로 동화부로 보내진다. 동화부에서 작업을 하다가도 문제가 생기면 다시 원화부로 되돌려 보내기도 한다. 이렇게 각 파트에서 문제를 발견하면 이전파트로 되돌려 보내서 수정을 요구하는데 이것을 현장에서는 '리테이크'(Retake)라고 부른다.
이러한 리테이크 과정은 모든 파트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그리고 씬봉투 표면에 수정이 필요한 내용을 자세히 적어서 이전에 작업했던 담당자에게 보내서 수정을 요구한다. 이때는 설명을 잘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수정이 잘 되지 않아서 주거니받거니를 수 차례 하다가 서로 얼굴을 붉히기도 한다. 애니메이션에서 커뮤니케이션은 정말로 중요하다. 어쩌면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림 실력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인지도 모른다.
※ 씬(Scene) - 씬과 컷(Cut)의 의미는 약간 다르지만, 애니메이션 현장에서는 씬이나 컷의 구분을 거의 안 하는 것 같다. 한 장면을 씬 혹은 컷이라고 편할 데로 부른다.
※ 씬봉투 - 한 장면의 내용물이 모두 담기는 커다란 서류봉투. 씬봉투에는 작품제목, 씬넘버, 시간 등이 표기되며 각 파트별로 확인란이 있어서 작업이 끝나면 작업물을 모두 씬봉투에 담고 책임자가 확인하고 싸인을 한 다음에 후속 파트로 보내진다. 레이아웃, 원화, 원작, 동화, 스캔, 컬러, 촬영에서 마지막 선적까지 모두 이 씬봉투를 이용한다. 그래서 모든 파트를 거친 씬봉투는 찢겨지고 터진 경우가 많다. 모든 파트를 다 거쳐서 장면이 완성되었다고 해도 발주처로부터 리테이크가 오기도 하기 때문에 내용물은 잘 보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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